어머님이 소변이 샌다고 사람들이 말한다. 본인 스스로도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계시다는게 우리의 맘은 무거워졌다. 낮에 주간보호센터에 다니신지 4년째지만, 그 단계를 너머 이젠 요양병원으로 모셔야 되는게 아닌지에 관해 대화가 오고갔다.
자주 동물의 왕국을 봤다, 야생에서 죽음을 맞이하는게 동물에겐 선택지 없는 선택으로 보이지만, 그렇게 마무리하는게 인간도 가장 최선이 아닌지를 돌이켜본다.
부모의 거동이 불편해지면 돌봄이 필요한데, 경제활동을 해야하는 우리에겐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 만사 모든일을 제쳐두고 집안에 같이 지낸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는게 아니라서.
그럼에도 어머니가 편히 살다 죽음을 맞이하도록 해 드리고픈게 내 바램이었다. 만약 내가 요양시설에서 보호를 받는 선택을 하면 내 행동과 사고는 관리인들의 구속과 제약속에 일상을 지낼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그렇게 사는건 내 의지가 결국 생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마감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냄새나는것만 막을수만 있다면 그래서 어머님 혼자 씻을수만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을듯 싶었다. 어떤가! 집에 혼자만 계시는데..그래서, 쉽게 씻을수있도록 화장실의 동선을 바꿀까를 고민했다. 쉽게 앉아서 물만틀면 비누거품이 나와서 샤워가 되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것만 되면 , 혼자서 집에서 뒹글다가 맘 편히 돌아가실수 있을것 같았다.
"어머니! 냄새난다는데 엄니 목욕하셔야돼!."
" 센터에서 매일씻어 "
항상 행동이 불편하니 말로 때우는게 일상이었다.
" 엄니!. 목욕한번 합시다 "
수십번 또 수십번 말하는 와중에
딱 하루 어느날, 목욕하시겠다고 샤워실로 걸어가는거였다. 의외였다.
옷을 하나 둘 벗으시는데 난 아들인지라 고개를 돌렸드렸는데,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는 육체로 날 쳐다보시는게 보였다. 내가 애써 외면한것처럼 보인게 아닌지 맨날 그 순간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 순간 고개를 돌리지 않고 어깨를 감싸앉고 샤워실로 같이 들어가서 등에 물을 뿌려드렸다면 어땠을까!?.
샤워실문으로 벌어진 틈으로 홀로 앉아계신 어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20년전 심근경색때문에 수술을 크게 받으시고 살아나신적이 있었다. 그때도 갑작스레 아파하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전북대 응급실에 들어갔을때, 어머니는 진찰때문에 옷가지가 흐트려있는걸 불편해 하셨다. 차마 같은 병실에 아들과 같이 있는게 이상해 자리를 비켜드렸는데 그 흔적의 연장선상에서 몸이 불편해진 지금의 어머니를 대했다는것이 나의 실수다!.
응급실에서 어머니의 옷을 환자복으로 바꿔입히는데, 간호사들이 어머니 육체를 들기를 힘들어해 내가 옆에서 도와드렸다. 그러면서 벗겨진 몸뚱아리를 보면서, 회한이 들었다.
진작에..
진작에..
그렇게 후회만 남았다.